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나고야=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공동취재단] "마지막 장애인아시안게임일 것이라고 생각해 누구보다 간절했습니다."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 베테랑 슈터 조승현(43·춘천타이거즈)은 동메달을 목에 건 뒤 금메달을 향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은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태국을 꺾고 5회 연속 장애인아시안게임 메달을 지켜냈다. 조승현은 후배들에게 자신을 넘어설 만큼 더 노력해 달라는 당부도 남겼다.
한국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IG아레나에서 열린 2026년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휠체어농구 3·4위전에서 태국을 73대64로 꺾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이어온 연속 메달 행진을 5회로 늘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이란전에서 62대67로 패해 조 2위에 올랐고, 준결승에서는 개최국 일본에 39대64로 졌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노렸지만 준결승 관문을 넘지 못했다. 태국과의 동메달 결정전마저 놓칠 수 없었던 이유다.
경기 초반은 불안했다. 한국은 잇단 실책과 상대의 외곽포에 밀려 1쿼터를 15-21로 마쳤고, 2쿼터 중반에는 21-30까지 뒤처졌다. 김호용의 중거리슛과 김상열(이상 코웨이블루힐스)의 골밑 득점으로 전반을 31-34까지 좁힌 한국은 3쿼터 들어 반격에 나섰다. 김동현(제주특별자치도)이 리바운드로 골밑을 지키고 조승현이 외곽에서 득점을 보탰다. 한국은 35-34로 첫 역전에 성공한 뒤 46-37까지 달아났다. 태국이 핌콘 크완차이의 연속 3점슛으로 50-49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김동현이 3쿼터 종료 직전 득점을 올려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4쿼터에는 조상열의 중거리슛과 이병재(춘천타이거즈)의 연속 득점으로 격차를 벌렸다. 강한 수비로 상대 실책을 유도한 뒤 김동현의 골밑슛까지 이어지며 65-56을 만들었다. 한국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9점 차 승리를 완성했다. 조승현은 18득점-12어시스트, 김동현은 16득점-12리바운드로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조승현은 경기 내내 외곽에서 공격의 물꼬를 텄고, 김동현은 골밑에서 리바운드와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조승현은 "태국 선수들이 김동현이나 김상열처럼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의 인사이드 공격을 부담스러워한다"며 "그럴 때 외곽에서 기회가 나면 제가 적극적으로 슛을 시도해야 골밑에서도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기 상황이 오기는 했지만 함께한 시간이 굉장히 긴 선수들이어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동메달은 조승현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 장애인아시안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마지막 기회인 만큼 누구보다 (금메달이) 간절했다"며 "나이는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이번 대회에서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한 김동현을 비롯한 동료들도 세대교체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했다. 조승현은 "동현이와 저도 나이가 들었다. 이제 후배들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경험을 더 쌓을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게 분명한 주문을 남겼다. 조승현은 "저와 동현이는 선배들이 자리를 물려줘서 대표팀에 들어온 것이 아니다. 정말 노력해서 그 자리를 쟁취했다"며 "후배들도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지만, 솔직히 아직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저희를 넘어설 정도로 더 노력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현도 후배들의 성장과 경쟁을 강조했다. 그는 "후배들이 잘 육성돼 올라왔으면 좋겠다"며 "서로 응원하는 것도 좋지만, 경쟁 상대가 돼 함께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승현은 국내 휠체어농구의 선수층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현실도 짚었다. 대표팀의 연속 메달 성과를 이어가려면 기존 선수들의 경험을 전수하는 동시에 후배들이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도자료: https://www.sportschosun.com/sports-news/2026-10-23/202610230100149210009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