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 익히 알려진 것처럼, 한국 휠체어 농구 대표팀에 2020 도쿄 패럴림픽의 의미는 매우 각별하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1년 만에 패럴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을 발굴·지휘하며 패럴림픽 출전권 획득에 앞장섰던 한사현 감독이 지난해 9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제자들과 함께할 수 없게 됐다.
올해 3월 지휘봉을 잡은 고광엽 감독 체제로 패럴림픽에 나선 대표팀은 고(故) 한사현 전 감독이 바라던 4강 진출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중에서도 특히 김태옥(34·서울시청)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고인과 함께 암 투병을 했다. 한 전 감독은 간암이었고, 김태옥은 위암이었다.
김태옥은 2019년 10월, 패럴림픽 출전권이 걸린 예선 대회 출전을 앞두고 합숙 훈련을 하던 중 심한 복통으로 검사를 했고 위암 2기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병을 떨치고 그는 꿈에 그리던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현재는 추적 관찰 중으로 아직 완치 판정을 받은 건 아니지만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25일 한국과 스페인의 도쿄 패럴림픽 휠체어농구 조별리그 A조 1차전(53-65 한국 패)이 끝난 뒤 김태옥은 \"아직도 좀 멍한 기분이다.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하다 보니 선수들도 나도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출전하는 만큼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에 걸맞은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내 한 전 감독 이야기가 나오자 감정이 북받치는 듯했다.
눈시울을 붉힌 김태옥은 \"감독님이 처음 암 진단을 받으시고, 나도 두 달 뒤에 암 진단을 받았다. 같이 패럴림픽을 바라보고 열심히 훈련해 왔는데, 나만 이렇게 뛰고 있는 것 같아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다. 어찌 됐든 내 가슴에는 감독님이 계신다\"고 털어놨다.
그는 투병 생활을 \'감사한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힘들었던 시간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한 김태옥은 \"한 감독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가 아직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대표팀 동료들을 포함해 주변에서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을 많이 보내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버티고 온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패럴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개인 기량을 높이는 데도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풍파를 견디며 단단해진 끝에 이번 대회에 참가한 김태옥은 한 전 감독을 마음에 품고 두 사람 몫의 열정을 쏟아낼 생각이다.
자신을 지탱하는 원동력으로 \"한사현 감독님과 항상 옆을 지켜주는 여자친구, 대표팀 동료들과 (고광엽) 감독님, 코치님\"을 꼽은 그는 \"한 감독님이 이루지 못한 패럴림픽 4강 진출을 꼭 이루고 싶다. 더 나아가 메달권까지 노려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 휠체어농구는 26일 오후 5시 터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 뒤 27일에는 일본과 맞붙는다.
한일전에서는 양국이 최근 6경기에서 3승 3패로 맞섰다.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61-5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 아시아·오세아니아 챔피언십 4강에서도 한국이 69-61로 승리했다.
bo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8/26 14: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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